오랜만에 남편과 새벽예배 드릴 수 있게 인도하심 감사하고, 그 덕에 오늘 있었던 일들이 우연이 아닌 기도의 응답임을 경험하게 하심 감사합니다.
왠일로 새벽에 가뿐하게 눈이 떠져 영어공부를 한 후, 혼자 새벽예배를 드리려고 조용히 준비하는데, 남편도 일어나 나오더니 본인도 오늘 새벽예배를 드리려 했다며 반가워했습니다.
남편이 (방학동안 코업으로 일하고자 했던 계획대로 되지 않아)어제부터 우버를 하게 되어 그것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만남의 축복을 주시고, 운전/대기하는 동안 하나님과 더 친밀한 교제을 누리기를, 그것을 통해 남편에게 감사와 기쁨이 있게 하시기를 기도했습니다.
남편이 아침에 나갔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오는데, 온몸에서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고 표정이 아주 밝아 덩달아 즐거웠습니다. 밥을 먹으며 할 말이 많은 듯 오늘 태운 승객들 이야기를 나눠주는데 항상 우울해보이던 남편의 이런 모습이 참으로 오랜만이라 같이 설레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승객이었던 백인 할아버지가 본인이 사역자라고 해 서로 대화를 나누다 할아버지가 차와 남편을 위한 축복기도를 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고유가 시대에 기름 한 방울까지 쥐어짜내 차가 오래, 안전하게 잘 달릴 수 있기를 축복해주고, 또 남편의 앞날을 축복해주었고, “아내에게 돈 걱정 하지 말라고 얘기하라”는 말까지 덧붙였다고 했습니다. 얘기를 듣는데 위로가 되고 감사했습니다.
그 후에 할아버지가 실수로 차에 후대폰을 두고 내렸는데, 다음 승객이었던 맹인여성이 자리를 더듬다가 핸드폰을 발견해 할아버지가 휴대폰을 두고 내린 것을 알게 되어, 여성을 내려주고 할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가 휴대폰을 돌려 드리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휴대폰 분실사실을 알고 기도했을 때 마음이 편안했다며 남편에게 다시 축복 기도를 하고 팁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매일의 크고 작은 일들이 결코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알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우리의 계획과 생각대로 되지 않는 삶이지만(그래서 감사), 항상 동행하시며 가장 좋은 것으로 채우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한동안 차 안에 방치되어 있던 남편 작업복을 세탁하려고 가져와 남편에게 허락을 받은 후 세탁기에 돌렸는데, 건조하려고 꺼내보니 작업복을 비롯해 같이 돌린 수많은 옷가지들에 종이먼지가 하얗게 잔뜩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더불어 세탁기 속에서 각종 필기구, (종이가 다 사라진)노트 스프링, 작업용 가죽장갑 등이 함께 나왔습니다. 작업복에 달린 주머니들 속에 물건이 잔뜩 들어있던 걸 미처 모르고 세탁기에 넣었던 겁니다. 몇 번을 더 세탁했지만 별로 나아지지가 않았고, 건조기에 돌리면 다 떨어지겠지 하고 돌려보았지만 상태가 여전한 것을 보고 깊은 곳에서부터 짜증이 올라왔습니다. 사실 세탁기에 넣은 제가 주머니를 확인을 했어야 됐음에도 속으로 남편탓을 먼저 하는 저를 발견하고 ‘스스로 꼼꼼하지 못함을 반성하자.’ 하면서도 짜증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빨래를 잔뜩 거실에 놓고 앉아 가죽장갑 찍찍이에 붙은 아이옷들을 뜯어내고, 돌돌이로 먼지를 제거하면서 한숨을 푹푹 쉬고 중간엔 옷을 다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감사한 것은 짜증이 잔뜩 나는 와중에 일만감사를 떠올리며 ‘내가 이 상황에서 어떤 감사를 찾을 수 있을까?’를 애써 생각하게 해주셨다는 것입니다. 돌돌이 한 통을 다 쓰며 먼지를 떼는동안 주님이 내게 어떤 메세지를 주시는지 묵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제 예배시간에 들은 ‘인내’에 관한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먼지를 떼면서 처음엔 작업량이 너무 많아 짜증이 나서 목사님이 말씀하셨던 독일의 쌍둥이칼 연마하는 것을 떠올리며 인내하며 참고 이어갔는데, 할 수록 점점 내면의 침전물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업복 주머니에 있던 필기구, 노트 등이 떠오르며 ‘남편이 그동안 학교에서 참 열심히 했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고생 덕에 다음부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만감사릴레이가 아니었다면 아마 한 시간 내내 불평불만만 했을텐데, 참으로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순복음교회 감사합니다.